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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성명
 
작성일 : 16-06-15 17:52
[보도자료-성명] "우리는 오늘을 용서하고, 또 어떤 참혹함을 마주할 것인가?"
 글쓴이 : 발바닥행동
조회 : 1,326  
   [보도자료]20160615_인천해바라기시설_가해교사_6인_형사재판_관련_성명발표.hwp (27.5K) [18] DATE : 2016-06-15 17:52:28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 대책위
 ․ 전화 : 032) 435-4414 ․ 팩스 : 032) 232-0641 ․ 전자우편 : insadd2014@naver.com
▶ 담당 : 대책위 집행위원장 장종인 (010-3917-5817)

<취재요청>

1. 귀 언론사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2.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 대책위(이하 대책위)는 2014년 12월 25일 온 몸에 피멍이 든 채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2015년 1월 28일 사망한 인천 영흥도 소재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거주인의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해 피해유가족, 장애인단체,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이 함께하는 단체입니다.


3. 인천 해바라기 사건은 거주인 2명이 사망하고 1명은 의문의 추락사고까지 발생하여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사건 중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사건입니다. 또한 거주인 故 이씨와 故 나씨에 대한 사망사건 외에도 경찰의 CCTV 분석 과정에서 폭행혐의가 추가로 드러난 생활재활교사 6명에 대한
형사재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4. 이 사건은 처음에 검찰이 약식기소로 진행했으나, 재판부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6년 6월 9일, 검사는 생활재활교사 6명에게 1인당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습니다. 해바라기 대책위는 시설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한 본 구형에 분노를 표하며, 재판부라도 의미있는 판결을 내리길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5.  본 사건은 2016년 7월 14일 오후 1시 40분, 인천지방법원 411호에서 1심 선고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부디 인천지방법원의 면밀한 검토로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판결이 나오길 바랍니다. 언론사의 많은 관심과 취재 바랍니다.



성명서


인천지방법원 재판부에 묻는다. “우리는 오늘을 용서하고, 또 어떤 참혹함을 마주할 것인가?”


 그 누구도 도망칠 수 없었다. 여름의 푸르름과 겨울의 설경을 볼 수 없는 답답함이 가슴을 죄도 자고 일어나면 제 자리였다. 매서운 손이 날아 와도, 따가운 고무줄이 눈앞에 다가와도, 뼈를 부술 듯한 발길질에도 탈출할 수 없었다. 함께 잠을 자고, 밥을 먹던 옆 사람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졌다. 그 빈자리가 울컥 공포로 다가왔을 때도 도망칠 수 없었다. 도망쳐봤자 옆방이나 복도정도로, 건물 밖조차 나갈 수 없었다. 운 좋게 바깥공기를 마신다한들 그곳은 섬이었으므로 차가 없으면 도망의 의미가 무색했다. 잔혹한 소설이야기가 아니다.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살아가는 3만 장애인들의 일상이다.

 인천 옹진군 해바라기시설에서 거주인 2명이 사망했다. 故 나씨는 직원의 폭행으로 갈비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천공이 나 사망했다. 몇 개월 뒤, 故 이씨는 온몸에 피멍 얼룩을 지우지도 못하고 온갖 의문을 남긴 채 숨을 거뒀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죽은 자가 머물렀던 곳엔 비명이 있었다.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후, 그 비명은 곧 균열을 만들었다. 경찰 조사 결과, 거주인에 대한 의문사, 과실치사 가해자 2명과 더불어 타거주인 폭행혐의로 기소된 자는 6명으로 생활재활교사 15명 중 절반이상이 본 사건의 가해자였다.
 
 폭력의 유형은 다양하다. 사람의 몸을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것을 넘어서, 위협적인 언어사용, 고압적인 태도까지… 이 넓은 범위의 폭력 중 본 사건에서는 ‘소리 없는 화면’만을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법정에서 마주한 매 순간이 끔찍했다. 가해교사 6명은 이동의 자유를 금하는 것을 넘어 사람을 방에 감금하고, 신체를 여러 차례 가격한 행위에 대해 ‘돌봄과정에서 불가피한 물리력행사’라 변명했다. 변명을 유추해보면, ‘장애인거주시설’에서 관리와 통제라는 명목으로 벌어지는 인권침해는 이토록 일상적이라는 것이다.

 만약 학교, 가정, 집 앞 길목에서 누군가 소수자를 특정 공간에 가두고 매일 폭력을 휘두른다면 우리는 이 사건을 뭐라 부를 것인가? 아마 혐오범죄라 명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장애인거주시설에서의 인권침해는 장애인을 한 존엄한 인간으로 보지 않는 혐오범죄에 지나지 않는다. 가해자가 감히 개인의 의지로 개선하거나 반성으로 매듭지을 수 없는 ‘범죄’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2016년 6월 9일, 검사는 이 ‘범죄’를 저지른 가해교사 6인에게 벌금 300만원씩을 구형했다. 왜 ‘시설 안’에서의 사건은 이토록 가벼워지는 것인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닐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장애인거주시설의 범죄를 멋대로 용서해왔다. ‘부랑인’이란 프레임을 씌워 3000명을 시설에 가둔 형제복지원(원장 징역 2년 6개월형)을, 학생들을 수년간 성폭력에 방치한 인화학교(1명 무죄, 2명 집행유예, 2명 6~8개월형)를, 교정의 이유로 수년간 거주인들을 폭행한 인강재단 사건(1명 집행유예, 1명 1년형)을 멋대로 용서해왔다.

 장애인의 삶은 달라진 적이 없다. 그들은 여전히 이 시설에서 저 시설에 갇혀 살고, 삶의 기회를 박탈당한 채로 살아간다. 반성이 없고, 고민도 없던 사회의 용서는 지금의 인천 해바라기 사건을, 최근엔 한기장복지재단 산하 남원 평화의집 사건을 낳았다. 인천지방법원 재판부에 묻는다. 우리는 오늘을 용서하고, 또 어떤 참혹함을 마주할 것인가?
 
2016년 6월 15일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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